주고엔 고짓센
十五円五十銭
일본 관동대지진 때 사용되었던 100년 전 버전 XXX 개새끼 해봐
의미는 15엔 50전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때 조선인 판별법이랍시고 쓰였던 쥬고엔 고짓센 판별법에 조선인이 아닌 일본어 방언 사용자나 오키나와인, 아이누족도 여럿 썰려나갔다.
일본어에서는 파열음/파찰음의 예사소리(가, 다, 바, 자 행 발음)가 어두에 와도 그대로인 반면 한국어 화자는 어두에 온 그 소리들을 거센소리(카, 타, 파, 차)로 무의식적으로 발음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우리가 일본어를 배울 때 어두에 온 か는 카가 아닌 가로 표기해야 한다고 배우는데, 일본어가 이상한 게 아니라 한국어의 어두 발음이 이상하기 때문이었던 것. 한국어로 어두의 '가'를 발음하면 무의식적으로 '카' 소리가 나고 일본어의 か와 발음이 비슷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이 한국어로 백날 쥬고엔 고짓센을 말해봤자 일본어 화자에게는 츄(ちゅう)고엔 코(こ)짓센이라고 들린다.
오히려 일본어의 가(が) 발음에 더 가까운 발음은 의외로 한국어가 아닌 베트남어에 있다. 우리가 흔히 응우옌 등으로 알고 있는 베트남어의 똥싸는 소리, 즉 어두의 ng 발음이다. 발음기호로는 [ŋ]이라고 쓰는 것으로, 한국어에서는 종성에만 오는 '응' 발음이 초성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베트남어의 nga, nghi, ngu, nghe, ngo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응ㅇ-'를 사용해 응아, 응이, 응우, 응에, 응오라고 표기하여 애새끼 우는 소리나 똥싸는 소리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 이 발음들은 일본어의 가(が), 기(ぎ), 구(ぐ), 게(げ), 고(ご)와 거의 비슷한 발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행 발음들이 '비탁음화'라는 과정을 거칠 때에 한해 [ŋ] 발음이 난다.
이 어두의 응 발음은 당나라 때 중국의 한자음으로, 이때 베트남과 일본에 퍼졌던 한자음이 베트남에서는 ng로, 일본에서는 가(が)행으로 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로 기원이 같으니 발음도 비슷한 것. 일본어에서 が행 한자어들은 베트남어로 가면 ng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어에서는 시간이 흐르며 이 어두의 응 발음이 전부 탈락했다. 한국 한자음의 초성이 ㅇ로 되어 있는데 일본 한자음으로 읽을 때 が행인 경우(5를 '고'로 읽는다거나 음악의 '악'을 '가쿠'로 읽는다거나) 원래 어두에 응 발음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만 탈락된 걍우이다. 이런 유형의 한자들의 베트남어 발음을 찾아보면 높은 확률로 ng로 시작할 것이다.
물론 일본어에서 5(고)는 비탁음화 대상이 아니라 [ŋ] 발음이 나지는 않으며 '고'라고 발음해도 무방하나, 위에서 말했듯 한국인은 무의식 중에 어두에서 '고'를 '코'로 발음하기 때문에 이걸 조심하면 된다.
여하튼 이런 문제로 인해 한국인들은 일본어의 が행 발음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쌀숭이들이 우우우우 쌀쌀쌀 하듯이 정직하게 우~하고 입술을 내밀며 발음하면 안 된다.
일본어의 う단은 으와 우의 중간 발음이다.
사실 오늘날도 이와 비슷한 발음을 통한 외국인 판별을 시행한다. 이를테면 외국인 관광 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외국인이 30일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데, 육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제주항이나 제주국제공항에서는 비자가 없는 외국인을 걸러내기 위해 간단한 질문으로 발음을 듣고 즉석에서 한국인인지 아닌지 알아챌 수 있다고 한다.
영화 동주에서도 일본인 잼민이가 총들고 윤동주를 협박하는 장면이 나온다.